이번 글에서는 책 아방가르드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글은 책의 줄거리, 느낀 점, 추천하고 싶은 사람 순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들어본 말이지만, 정작 무슨 뜻인지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턱 막히는 단어입니다. 직관적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아방가르드'한 단어만큼은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줄거리
이 책은 '새로움'과 '저항'의 결합인 아방가르드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전쟁 시에 척후병 역할을 한다는 아방가르드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뒤샹의 '샘'의 의의에 대한 소개, 예술의 흐름을 개괄하는 글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에 공공연한 기존의 예술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예술 분야를 만들어내는 아방가르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후 아방가르드가 직면한 위기, 그리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모두 알고 나면 전반적인 예술사의 흐름도 끝이 납니다. 아방가르드를 통해 예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전쟁 시에 본대보다 앞에서 적의 동향을 파악하는 부대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아방가르드입니다. 아방가르드가 전쟁 시에 사용되었던 용어라는 것은 저에게는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적들의 동향을 영리하게 파악하고 본대를 잘 이끌어야 하는 척후병과 저항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의 선구주자가 되는 아방가르드의 의미가 절묘하게 잘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 책에는 예술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동굴 벽화를 그린 사람은 정말 예술가 일까 와 같이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릴 줄 안다고, 혹은 그린다고 모두 화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고대의 그림은 주술의 의미가 강했으며, 예술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느낀 점
어딘가에서 들어본 '아방가르드'라는 단어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두께에 이 책을 처음 고르게 되었습니다. 조금 지루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저의 예상이 정확히 빗나갔음을 알 수 있었을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이 등장해서 좋았습니다. 평소에 '아방가르드'하면 뭔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너무나 화려해 실생활에서는 입을 생각도 못하고 어떻게 입는 옷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옷들이 떠올랐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전쟁 시에 맨 앞 선두에 서서 본대를 이끄는 전위 부대에서 기존에 정의된 예술에 저항심을 가지고 전에는 본 적 없는 것, 전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만들어내려 하는 저인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평범한 것과 매우 다른 새로운 것에는 언제나 비난과 비판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어디선가 들을 때마다 어렴풋이 의미를 짐작만 해왔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탐구해야 할지 몰라 손 놓고 있던 분야에 대해 갑작스레 풍부한 지식을 전달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도 자신의 주관만을 믿고 그 길을 선택한 자들을, 그들의 선택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되든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 낸 것에 대한 인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그러한 행보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까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사람
저는 이 책을 평소 전시를 관람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나, 공연을 보러갈 예정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그 전시나 공연이 전혀 새로운 것에 대해 다룬다면 더더욱 말입니다. 아방가르드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여 책의 전체 내용이 전개되지만, 예술의 전반적인 역사에 대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 책이기 때문입니다. 예술에 관심은 있지만 아는 것은 별로 없었던 사람으로서,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했고, 그 내용들이 대부분 제가 모르는 것이어서 생각보다도 더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아하고,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미술관을 자주 다녔지만, 정작 예술의 근본이나 역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깊은 지식 없이 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작품을 즐기는 것도 나름의 묘미가 있겠지만, 그래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천지차이일 것입니다. 이를 알기에 조금 더 깊게 탐구해보려고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것도 사실이고 말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 책이 소소하게나마 개념적인 부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이 매우 얇고 가볍기 때문에 처음 책장을 펴기까지도 큰 결심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휴대도 간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휘리릭 읽기 참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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