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부탁
정현종
지구의 한쪽에서
그에 대한 어떤 수식어도 즉시 미사일로 파괴되고
그 어떤 형용사도 즉시 피투성이가 되며
그 어떤 동사도 즉시 참혹하게 정지하는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저녁 먹고
빈들빈들
남녀 두 사람이
동네 상가 꽃집 진열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풍경의 감동이여!
전쟁을 계획하고
비극을 연출하는 사람들이여
저 사람들의 빈들거리는 산보를
방해하지 말아다오.
저 저녁 산보가
내일도 모레도 계속되도록
내버려둬 다오.
꽃집의 유리창을 깨지 말아다오.
정현종의 다른 시 >>
2024.04.14 - [시] - [시 모음] 정현종, 낮술
[시 모음] 정현종, 낮술
낮술 정현종 하루여, 그대 시간의 작은 그릇이 아무리 일들로 가득차 덜그럭거린다 해도 신성한 시간이여, 그대는 가혹하다 우리는 그대의 빈 그릇 무엇으로든지 채워야 하느니, 우리가 죽음으
millionairerich.tistory.com
2024.04.13 - [시] - [시 모음] 정현종,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울음의 왕국에 있다
[시 모음] 정현종,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울음의 왕국에 있다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울음의 왕국에 있다 정현종 나는 그 여자가 혼자 있을 때도 울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혼자 있을 때 그 여자의 울음을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
millionairerich.tistory.com
2024.04.13 - [시] - [시 모음] 정현종,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시 모음] 정현종,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정현종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 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 올라야지 곧 움
millionairerich.tistory.com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모음] 최승자, 담배 한 대 길이의 시간 속을 (0) | 2024.04.14 |
---|---|
[시 모음] 최승자, 개 같은 가을이 (0) | 2024.04.14 |
[시 모음] 정현종, 낮술 (0) | 2024.04.14 |
[시 모음] 정현종,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울음의 왕국에 있다 (0) | 2024.04.13 |
[시 모음] 정현종,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0) | 2024.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