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글의 구성은 줄거리, 작가 소개, 작품 분석 순입니다. 작가 이효석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고향 봉평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이효석은 심미주의자로, 삶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토속적인 향토나 세련된 구라파 모두 아름다움의 성채라는 점에서, 이효석에게는 모두 동질적인 대상입니다.
줄거리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봉평장에서 출발하여 대화장까지 가는 허 생원과 조 선달, 동이의 한밤중의 이야기입니다. 장돌뱅이인 허 생원이 봉평 장에서 동이라는 장돌뱅이가 충줏집과 수작을 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쫓아버린 후 바로 화해합니다. 이때 허 생원이 화를 낸 것은 그가 마음속으로 충줏집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장터로 가는 길에 허 생원과 조 선달, 동이는 동행하게 되고, 허 생원은 오래전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는 허 생원 일생의 단 한 번 있었던 러브스토리이고, 성 바우네 처녀와의 하룻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어 동이가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동이 어머니의 친정이 봉평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허 생원은 동이의 어머니가 과거 자신과 하룻밤을 보냈던 성 서방네 처녀라는 것을 알고 개울을 건너다가 물에 빠집니다. 허 생원은 동이의 등에 업혀 개울을 건넌 후,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아들임을 확인합니다.
작품에는 구체적인 지명이 등장하며, 소설에 묘사된 지형이 실제와 일치할 만큼 사실적으로 쓰인 소설입니다. 허 생원, 조 선달, 충주집, 성 서방네 처녀 등이 모두 봉평에 살았던 실제 인물(곰보영감, 조봉근, 송씨, 성공여의 딸 옥분)을 모델로 했다는 증언이 있어 심훈의 '상록수'와 같이 일종의 모델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자연과 하나가 된 존재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작가 소개
작가 이효석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태어났습니다. 1920년 평창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할 때가지 10여 년을 봉평과 인근에서 성장했습니다. 1920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고, 1925년에는 경성제대 예과에 입학했으며, 1927년에는 경성제대 법문학부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했습니다. KAPF 전성시대에 시대적 배경에 의해 계급문학이 성행했는데, 이런 KAPF와 유사한 경향의 작품을 쓰는 작가를 동반자 작가라고 합니다. 이효섭 또한 동반자 작가였습니다. 1928년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조선지광>에 발표하며 동반자작가로 주목받은 이효석은 1930년 경성제대를 졸업하고, 1932년 함북 경성농업학교에 영어교사로 취직합니다. 1933년에는 이상, 박태원이 속했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인문단체인 구인회 창립에 관여했고, 1936년 평양 숭실전문학교에 교수로 부임하여 평양으로 이사합니다. 1938년에는 숭실전문학교 폐교에 따라 교수직을 퇴임하고, 1939년 숭실전문학교가 폐교하고 바로 그 건물에 개교한 대동공업전문학교의 교수로 취임했습니다. 1940년 부인과 차남을 잃고, 만주 등지를 여행하다가 1942년 5월에 결핵성 뇌막염으로 사망했습니다. 초기에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다가 이후 심미주의자로서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작품 분석
산골을 채우는 산, 내, 달빛, 메밀꽃, 나귀, 허생원 등은 통칭하여 자연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 산골에서는 인간도 하나의 자연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인간은 자연의 경지로까지 순화된다고 정화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효석은 자연으로부터 멀어져 때가 타고 타락한 인간이 봉평에서는 자연의 경지로까지 순화, 정화된다고 말합니다. 이 작품에서 인간 안의 자연은 다름 아닌 본능이고, 그것은 성욕으로 구체화됩니다. 처음 만난 허생원과 성 서방네 천가 물방앗간에서 함께 밤을 보낼 수 있는 것도 그들이 자연으로서의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얼금뱅이 장돌뱅이와 마을에서 제일가는 미색이 어떻게 처음 만나 어울릴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세속에서나 가능한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물방앗간의 허생원이나 성 서방네 처녀는 모두 나귀이자 메밀꽃으로 숨 쉬고 있을 뿐입니다.
인간은 자연에 대한 향수를 근원적으로 지니고 있고, 이 작품의 봉평은 자연과 인간이 일체화된 서정적 공간입니다.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의 강원도는 더욱 큰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봉평은 평창군의 북서쪽에 위치해 봉우리가 성벽처럼 감싸고 있기에, '세속의 독기'나 '도시의 매연'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이 산골은 도시의 먼지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절대의 공간이자, 피곤한 일상과 단절된 순수한 자연을 대표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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