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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국내도서

[도서 리뷰] 김동인 〈감자〉 줄거리, 작가 소개, 작품 분석

by 장하아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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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글에서는 소설 '감자'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글의 구성은 줄거리, 작가 소개, 작품 분석 순입니다. 이 작품은 첫 구절부터 신탁과 같은 선언을 하며 작품의 모든 것을 알려줍니다. 작가는 삶 이전의 생존만이 문제 되는 공간인 칠성문 밖 빈민촌을 주요한 공간으로 삼아 그곳에서 펼쳐지는 복녀의 삶을 통해 당대 조선의 비극적인 구조적 문제를 끊임없는 아이러니와 함께 제시합니다. 

줄거리

 '감자'는 "싸움, 간통, 살인, 도적,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출원지인, 이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 사농공상의 제이 위에 드는 농민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소설의 줄거리와 주제를 첫 문장에서 모두 선언하는 것입니다. '감자'는 첫 문장의 실현을 향하여 전속력으로 달려 나가는 소설입니다. 복녀는 칠성문 밖 빈민굴에 오기 전까지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나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지만, 칠성문 밖 빈민굴에 온 이후 싸움, 간통, 살인, 도적 구걸, 징역을 모두 경험합니다. 15세에 홀아비에게 팔려 시집을 간 복녀는 소작농, 막벌이 일꾼, 행랑살이 머슴을 전전하다가 19세에 드디어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옵니다. 이후 복녀는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빈민굴의 다른 사람들처럼 구걸을 하고(구걸), 기자묘 송충이 잡이에 나갔다가 처음 매춘에 나서고(간통), 왕서방의 채마밭으로 배추와 감자 도둑질을 하러 가고(도적), 색시를 맞이한 왕서방을 죽이려고 찾아가 싸움을 벌이다가 왕서방에게 죽임을 당합니다(싸움과 살인). 낫을 들고 왕서방에게 덤비던 복녀가 도리어 살해당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로서의 징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결말로 가는 모든 과정에서 소설은 첫 문장의 모든 요소를 실현하며 달려갑니다. 

 

작가 소개

 김동인은 1900년 10월 2일 평양부 하수구리 6번지에서 아버지 김대윤과 어머니 옥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호는 금동과 춘사이며 명치학원 중학부 가와바타 미술 학교에서 수학했습니다. 1919년에는 근대문학 최초의 동인지인 ⌜창조⌟를 주요한, 전영택, 김환, 최승만 등과 발간했습니다. 초기에는 예술을 최고로 생각하는 오만한 예술지상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으나 1930년대 이후에는 더 이상 한국 문학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며 통속역사소설과 야담의 세계로 나아갔습니다. 한국전쟁 중인 1951년 1월 5일에 가족들이 피난 간 사이 홀로 서울 하왕십리동에서 사망했습니다. 
 김동인은 극단적 나르시시즘에 빠진 유아독존적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성격이 완성되는 유년기에 재벌집 외동아들로 자라 사랑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김동인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김동인의 예술관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독창적인 소설관을 갖고 있었는데, '소설가는 신이고, 소설은 신의 섭리다.' 즉, 소설가는 신이며 등장인물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인형조종술을 옹호했습니다. 
 그는 한국 근대 단편소설 미학의 완성자라고 할 수 있는데, 먼저 김동인은 시점에 대한 나름의 규칙을 최초로 완벽하게 구사하며 시점의 확립을 이뤘습니다. 또한 과거 시제를 확립했고, 그, 그녀의 호칭을 일관되게 쓰며 3인칭 대명사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작품 분석

 이 소설은 구조적인 아이러니를 통해 조선의 비극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복녀는 매춘을 통해 인간이 되고자 했다가 결국 싸늘한 시체가 됩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복녀는 인간의 비인간화 자체인 매춘을 통해 처음으로 인간으로서의 자각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80원에 팔린 물건이었던 복녀는 아무런 자유의지와 욕망 없이 다시 50원짜리 물건으로 환원되어 버립니다. 복녀라는 이름이 엄청난 반어인 것처럼, 복녀의 성공과 유쾌의 출세기는 사실 실패와 불쾌의 몰락기입니다. 즉, 겉으로만 성공이었을 뿐 실제로는 처절한 몰락이었다는 것입니다.
 김동인은 이후 '감자'가 "무지하기 때문에 생겨난 비극"을 다룬 소설이라고 말합니다. 이 때의 무지는 매춘의 부정성을 간파하지 못한 복녀의 무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때의 무지를 결코 복녀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때의 무지는 칠성문이 만들어낸 무지이자 시대가 만들어 낸 무지이기 때문입니다. 복녀의 결정적인 타락의 장면(기자묘의 송충이 잡이 현장과 처음 왕서방에게 몸을 판 현장)에는 꼭 빈민굴의 여인들이 복수로 등장하는데, 이것은 복녀의 타락이 복녀 개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또한 이러한 여인들의 무지의 근저에는 무책임하고 타락한 남자들의 무지가, 더욱 근본적으로는 시대의 무지가 도사리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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