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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국내도서

[도서 리뷰] 장강명 〈표백〉 줄거리, 저자 소개, 느낀 점

by 장하아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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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글에서는 장강명 작가의 소설 <표백>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글의 구성은 줄거리, 저자 소개, 개인적인 느낀 점 순입니다.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추천할 수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분명 우리 사회의 불편한 점을 꼬집고 있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싫어서>에 이어 두 번째로 접한 장강명 작가의 작품이었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 

 '나'는 어느 술자리에서 세연을 만나고, 그녀가 신비로운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휘영, 병권과 '나'는 세연과 어울리며 마치 완성된 세계와 같은 이 세상에서 청년들이 닿을 수 있는 성공의 한계는 정해져 있다는 허무에 빠집니다. 세연의 말에 따라 추와 연인이 되고, 공무원을 준비하기 시작한 나는 어느 날 의문의 파일을 남기고 간 세연의 자살 소식을 듣고 혼란에 빠집니다. 시간이 흘러 7급 공무원에 합격한 이후, 전 연인 추가 자살하면서 세연이 남겼던 의문의 압축파일과 '와이두유리브닷컴'이라는 자살사이트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뿐만 아니라 파일의 내용에서는 세연이 자살을 종용한 사실과, 모두가 세연의 계획대로 죽음에 이른 것이라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세연을 짝사랑했던 병권 역시 서강대교에서 목을 매고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죽음을 택합니다. 그는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상태였는데, 이는 삶의 도피로서의 자살이 아니라, 누가 봐도 성공한 상태에서 죽어야 한다는 세연의 원칙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에서의 성공이 아무것도 아님을 죽음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원칙이었습니다. 병권마저 세연의 계획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나'와 휘영은 주변 사람들이 세연에 의해 자살을 택하는 이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파헤쳐가며 배후를 알아내려 하고, 세연의 배후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저자 소개

 장강명 작가는 연세대 공대를 졸업한 후 건설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간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기자로서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시티대한민국언론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는 수림문학상, 장편소설 '댓글부대'로는 제주 4·3 평화문학상과 오늘의 작가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는 문학동네작가상, 단편 '아르바이트생 자르기'로는 젊은 작가상, 단편 '현수동 빵집 삼국지'로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외에도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 '산 자들',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팔과 다리의 가격', SF 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책, 이게 뭐라고'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일은 놀이처럼, 놀이는......'을 수록했습니다.

 장강명의 작품은 높은 문학성과 심오한 사회 비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의 소설은 문화와 인간의 심리를 융합하며 사회문제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문장은 정교하면서도 복잡한 감정과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시킵니다. 장강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가 중 하나로, 그의 작품은 한국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중요한 참조점이 됩니다. 

 

느낀 점

 이 소설 속 몇 인물들은 기성 세대가 만들어 놓은 '그레이트 화이트 월드'에서, 더 이상 이 사회에서 위대한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이에 대한 반항으로 자살을 선택합니다. 저는 그들의 선택을 이해했을지언정 공감은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사회가 완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뿐입니다. 이 소설에서 사회를 '완벽하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입니다. 혹은 모든 것이 사회가 완벽하다고 말하는 기성세대에 세뇌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후자보다는 전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소설이 꽤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 소재에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소설 전반에서 '자살'이라는 소재를 가감 없이 사용합니다. 유명인의 자살을 다루는 기사에서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과정을 다뤄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저에게는 많은 걱정을 안겨준 소설입니다. 세연으로 시작되어 친구들, 이름도 모르는 타인에게까지 자살선언문이 퍼져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리고 이 소설의 파급력에 대해 생각하며, 가장 얕은 못에 빠지고, 한강다리에 줄을 매달고, 등에 칼을 찌르며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보며, 두려움을 동반한 걱정은 점점 커졌습니다. 소설의 진행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 묘사가 지나치게 자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살'을 (사회적 인식에 비하면 훨씬) 긍정에 가까운 소재로 다루는 소설의 내용도 우려의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소설에서 베르테르 효과를 직접 언급하기도 하는 작가가 현실에서의 발현은 간과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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