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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모음] 서정주, 풀리는 한강가에서

by 장하아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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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는 漢江가에서

 

서정주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서름 무슨 기쁨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기럭이같이

서리 묻은 섯달의 기럭이같이

하늘의 어름짱 가슴으로 깨치며

내 한평생을 울고 가려했더니

 

무어라 강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물결을 내게 주는가

저 밈둘레나 쑥니풀 같은것들

또 한번 고개숙여 보라함인가

 

황토(黃土) 언덕

꽃 상여(喪輿)

떼 과부(寡婦)의 무리들

여기 서서 또 한번 더 바래보라 함인가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서름 무슨 기쁨 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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